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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 강연] Sergey Brin: Why Google Glass?

Song by Peter 2013. 7. 2. 00:06

2013년 7월 1일
포항 한동대 기숙사.

'앞으로 매일 35분을 투자하여, TED 등의 강연을 보고, 강연의 내용을 나 자신의 언어로 정리한 뒤, 내 삶에 적용할 부분이 있는지 고민하고 적용한다.'

 첫 번째 강연은, 'Design'에서 찾은 'Why Google Glass?', 즉 구글 Glass가 발명된 계기와 구글 개발자들이 이것을 통해 기대하는 User Experience(UX)를 설명하는 강연이다. 강연자는 구글 글라스의 기능 설명은 짧은 영상을 통해 대신하고, 자신의 스피치에서는 기능에 대한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냥 간략히 말해 구글 글라스는 스마트폰을 안경에 옮겨 놓은 형태이고, 약 5인치 내외로 보이는 디스플레이를 안경의 유리알로 가져와 보다 넓고 직접적인 화면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기기이다.


(핸드폰을 보고자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며, 구글 글라스를 착용한 강연자, 세르게이 브린)

 강연자는 구글 글라스가 발명된 이유로 두 가지를 언급한다. 

1. 사람들은 핸드폰을 보기 위해, 늘 고개를 아래로 숙이게 된다. 이러한 행동은 사용자의 일상적인 경험을 상당히 제약할 뿐만 아니라, 핸드폰을 습관적으로 보고 있는 동안 사용자는 세상으로부터 고립되게 된다.

2. 미래에는 '검색'이라는 단어가 없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 사람들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컴퓨터 혹은 핸드폰을 이용하여 자신이 필요한 것들을 입력하였다. 하지만 구글 글라스는 사용자가 보고, 듣고 있는 대상들에 대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들려주어' 사용자가 검색하기도 전에, 사용자가 *궁금해 할 컨텐츠에 대한 정보들을 보여준다. 구글은 '검색'이라는 단어가 없어지는 세상의 구현을 위하여 구글 글라스를 만들었다.

 (*사용자가 해당 컨텐츠를 궁금해하고, 검색하고 싶어하는지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면서 그것에 대한 사실적인 정보를 얻고 싶어하기도 하지만, 때론 그것의 신비로움을 좀 더 음미하고 감탄하고 싶어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대상물에 얽힌 자신의 기억을 회상하며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경험의 질을 극대화하기도 할 것이다.)


(구글 글라스를 통해 비친 해파리의 영상을 보고, 구글 글라스가 해파리를 검색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번 강연을 보다가 2008년에 한동대학교에서 진행한 정재승 교수님의 특강 내용이 생각났다. 그때 교수님께서는 미래에는 안구에 카메라가 이식되고, 사람이 '촬영해'라는 생각만으로 자신이 보고 있는 영상을 사진으로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뇌 신경의 화학적 변화를 통해 사람의 생각을 읽고, 안구에 이식된 카메라가 사진을 찍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내게 무척이나 혁신적으로 다가왔다.

이번 강연에서 소개된 구글 글라스의 미래가 결국 정재승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미래의 모습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구글 글라스를 통해 편리함을 느낀 사람들은 이내 '안경'이라는 악세서리가 주는 불편함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고, 그러한 불편함은 결국 글라스를 콘텍트 렌즈로, 콘텍트 렌즈를 안구 이식형 렌즈로 진화시켜나갈지도 모른다. 그리고 강연자가 말한 '검색'이 필요없는 미래 역시, 사용자가 '궁금하다'라는 생각을 하는 시점에 기기의 자동검색을 통해 정보 제공이 이루어진다면 실현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미래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싶다. 강연자는 구글 글라스라는 업적이 매우 대단한 것인냥,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물할 수 있는 것인냥 소개하였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사람이 사람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가치있는 기회들을 매우 제약하리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하나의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동시에 보이는 다른 이미지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하지 못한다. 


비트겐슈타인의 오리-토끼

하나의 대상체를 보면서 그 속에 숨겨진 '오리'와 '토끼'를 결코 동시에 인식할 수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잠수함 바깥으로 보이는 '실제 해파리'와 구글 글라스를 통해 검색된 '텍스트 및 사진으로서의 해파리'는 결코 동시에 인식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둘 중 하나는 다른 하나에 대한 경험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나는 실제 해파리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텍스트 등의 정보 따위에 빼앗기고 싶지 않다. 그 정보가 정말 필요하다면, 나는 실제 해파리와의 경험을 마음껏 누린 후에 찾아보겠다. 하나의 사례를 놓고 얘기했지만, 그 외에도 구글 글라스가 빼앗고, 저해하는 소중한 경험들의 경우는 무척 많으리라 생각된다.

면대면 (Face to Face)의 대화에서 수시로 울려대는 스마트폰의 카톡 메시지는, 면대면 소통의 질을 저하시킨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손을 뻗어 카톡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아도, 단지 스마트폰의 알림 소리만으로도 면대면 대화의 소통이 순간적으로 단절되는 것을 느끼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구글 글라스는 수시로 눈 앞에, 또 귀 속에 '정보'를  제공하며, 눈과 귀가 느끼고 있는 진정한 경험의 가치를 제약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나는 High를 지향하는 Technology가 때론 낮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