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Nope, Fix What I done.

2012. 10. 12. 15:54Diary

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학교도서관

Reset .. ?

 오늘 나는 두 개의 전공과목을 듣고, 솔직히 조금 좌절했다.
오늘은 왠일인지 수업시간에 교수님들께서 하시는 말씀 중 거의 70%이상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걔 중 하나에서는, 총 5문제를 풀어 제출하였던 과제 중에서 두 문제나 틀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두 문제 모두, 수업시간에 사용하는 교재와 다른 에디션을 사용하는 바람에 완전히 다른 문제를 풀어 제출한 결과였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왜 과제를 제출하기 전에 에디션이 다른 교재에 다른 문제가 실려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던가. 후회한들 무엇하겠는가.

 내 앞에 놓여있는 것이 단지 하나의 문제라면 '개선'을 위한 노력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미 수많은 문제들 속에서 또 하나의 문제를 더 맞이하게 되었다.

 '휴학'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도피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내가 대학에서 배워야하는 것이 비단 지식 뿐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리셋(휴학)하지 않고 벌어진 일에 책임을 지는 것. 남은 시간 동안 나의 실수를 만회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

Fix What I did.

 대학교에서는 휴학이 가능한 기간 동안 휴학을 하게 되면, 이전까지 받았던 퀴즈 점수들, 출석 점수들, 과제 점수들이 모두 리셋된다. 없는 셈 치는 것이다. 다시금 새 학기를 시작하면 같은 과목을 듣는다고 하더라도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러나 나를 일깨웠던 하나의 사실. 사회에서는 결코 리셋이란 없다는 사실이다. 나아가 인생에서도 리셋이란 없다. 내가 잘못한 하나의 행동의 영향은 내가 그 잘못을 보완할 때까지 계속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대학에서부터 리셋없는 삶, 내가 저지른 하나 하나의 행동들을 책임지고 만회하는 삶을 훈련해야하지 않을까?  

 사실 이번학기는 어느 때보다 잘해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평소 18학점 이상씩 듣던 학기를, 13학점으로 줄였기 때문에. 그리고 그러한 결심 가운데서 '적은 과목이기 때문에 그 만큼 더 잘해서, 4.5 만점을 받아보자.'라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에.

 그런데 학기의 3분의 1일 이미 지나버린 이 시점에 나는 너무 많은 감점을 받았다. 여러 핑계들이 있겠지만.
그리고 짧은 기간 동안에 느낀 것이지만 '완벽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나의 모습도 발견했다.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 이상함이 사라질 때까지 공부하고, 그것을 보완해야하는 것이 마땅한 것인데, 그냥 안이한 마음으로 과제를 제출한다. 더 완벽해지기 위해서 해야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그냥 주저 앉았다.

 변화가 필요하다. 내 삶에 대한 책임이 필요하다.

Make up for What I've d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