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강연] Jinha Lee: Reach into the computer and grab a pixel

2013. 7. 6. 01:14Learned

7월 5일
포항 한동대 기숙사

"매일 35분 이상 TED 등의 '영감을 주는' 강연을 듣고, 그것을 나의 언어로 정리하고, 내 삶에 적용할 부분들을 찾아 실천하며 크고 작은 삶의 변화들을 만든다."

 오늘 강의는 특별히 한국사람의 강연이다. MIT 미디어랩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진하 (Lee, Jiinha) 라는 분의 강연. 이번 강연은 최신 연구기술, 동시에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 될 미래 상용기술에 대한 강연이기 때문에 글보다는 시연 영상이 주로 보여지는 강연이다.

 그러나 기술을 다룬 이번 강연에서도 분명한 '인문학적 시사점'이 있다. 

"Boundary에 대한 인식이, Boundary를 더 좁히고자 하는 열망을 낳았으며,
 더 좁혀진 Boundary에 대한 인식이, Boundary를 없애보자는 열망을 낳게 되었다.
 인식이 열망이 되고, 그 열망은 노력을 만나 실현되었다. 그리고 강연자의 말대로

 (최소한 인터페이스의 관점에서는) The only boundary left is our imagination.의 현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페이스에서의 Boundary란, '사람' 과 '정보 (Information)'간의 거리를 말한다.
정보를 담는 매체가 없던 시기에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얻을 수 없는 정보에 대해서 상당한 거리를 지니고 있었다.


( 사람 - 정보 간의 거리 )

그러다가 컴퓨터, 키보드와 DOS만으로 구성된 컴퓨터가 생기면서 사람들은 키보드와 DOS를 통해 정보를 만났고, 마우스의 탄생과 함께 사람과 정보 간의 거리를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보편화 된 터치스크린을 통해서 우리는 정보에 대해 보다 직관적인 접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강연자인 이진하 씨는 터치스크린이 좁혀놓은 '약 7mm의 Boundary 역시 Boundary는 Boundary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마침내 '이러한 Boundary를 없애보자.'는 과감한, 그러나 어찌보면 누구나 했을 법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결과, 결론부터 말해 이진하 씨는 '손으로 픽셀(Pixel)을 만질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들기까지에 이르게 된다.

 Boundary를 없애는 과정에서 이진하 씨가 거쳐간 생각의 경로는 다음과 같다.

1. 터치스크린을 통해 좁혀진 7mm의 Boundary를 없앨 수는 없을까? 
    즉, 펜이 화면 겉이 아닌, 안으로 들어가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는 없을까?


( 화면 안으로 들어가는 스마트 펜, 세기 조절을 통해 심도를 조절할 수 있다. )

2. 그렇다면 펜이 아닌, 손가락 나아가 사람의 두 손이 화면 안으로 들어가 컴퓨터 내에서 필요한 작업들을 할 수는 없을까?




( 화면 안으로 들어가 작업하는 사람의 두 손 )

3. 단지 두 손으로 화면을 조작하는 것을 '보는 (seeing) 차원'이 아닌, '만지고 (touching), 느낄 수 있는 (feeling) 차원'으로 Boundary를 없애버릴 수는 없을까? 즉, 화면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픽셀을 만지고 느낄 수는 없을까?

 ( 쇠공이 하나의 픽셀이 되는 디스플레이 혹은 공간을 구현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위와 같이 픽셀들을 만질 수 있게 된다. )

이러한 단계들이 차차 구현되어 픽셀을 두 손으로 만지고, 조작할 수 있는 단게가 되면 말 그대로 컴퓨터 속의 이미지나 데이터들은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물리적으로' 우리와 함께 있을 수 있게 된다. (흡사 메트릭스와 같이, 분명한 데이터이지만, 만질 수 있고, 때릴 수(?) 있고, 그로부터 맞거나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

물론 좋은 점도 있다. 다음과 같은 온라인 피팅룸을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만 있다면 소유할 수 있다.


( 스마트 폰에서 원하는 상품을 골라 클릭하게 되면, 가상의 이미지가 팔에 둘러지게 된다. )


이번 강연은 내게 참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강연자가 한국인이기 때문도 아니요, 더 이상 쇼핑을 백화점을 몇 바퀴씩 돌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 아니다. 이 강연이 내게 참 의미있게다가 오는 것은, 나 역시 1~2년 전부터 이러한 개념의 3D 디스플레이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기 때문이다. 현재 2D로 된 디스플레이 상에서는 x 와 y 좌표만이 존재한다. 하지만 미래의 3D 디스플레이가 나오게 된다면, 여기에 넓이를 만들어 낼 z 좌표가 포함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위에서 보여준 사진의 모습과 같이 정면에서 볼 때는 하나인 것은 폴더들이 위에서 보게 되면, 여러 겹으로 나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앞에서 두 번째, 세 번째에 있는 폴더들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은, '어? 나도 이 생각했어! 나 좀 짱이지?'라는 말을 하고자 함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이번 강연을 통해 나의 한계를 발견하게 되었기에 이 강연을 참 의미있는 강연이라 말하고 싶다.

먼저 첫번째로 '이 강연자는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실행했다.' 
두번째로 강연자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첫 번째 단계에서 멈추지 않았다.'
( 힘을 주면, 3D 디스플레이 상에서 더 깊이 들어가는 스마트 펜도 충분히 훌륭하다. ) 
마지막 세번째로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와 그로 인한 결과를 사람들과 나누었다.'

 반면 나는 이러한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안주했다. 3D 디스플레이가 나오게 되어도 나는 그것을 단지 손가락과 동작인식센서로 작동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나 역시 그 생각의 깊이를 더해갔었다면, 아예 화면 안으로 나의 몸을 넣어 원하는 동작들을 하도록 하는 인터페이스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더 깊이 고민했었다면, 만질 수 있는 개념의 픽셀을 생각하기에 이를 수도 있었을지 모르겠다. (적어도 생각으로는 가능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 하지만 이러한 가정을 가정으로 만든 나의 현실은 '충분하다'라는 생각에의 안주였다. 나는 3D 디스플레이가 나올 것이다. 라는 생각이 그것만으로 충분히 훌륭하고 생각했다.

 생각에, 나의 상태에 결코 안주하지 말자. 충분한 것은 없다. 나의 인식이 이 그 이상을 바라보지 못하기 떄문에 나는 안주하게 되는 것이다. 인식의 틀을 깨자. 끊임없는 상상과 본질에 대한 고민을 통해서 고정관념으로 자리잡고 있는 인식의 틀에서 자유로워지도록 노력하자.! 

 오늘 접한 TED 강연이 내게는 그러한 노력을 향한 한 걸음이 되진 않았을까. 조심스레 스스로를 위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