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증명하려는 욕심, 그 이전에: 세 가지 중심 잡기

2019. 3. 22. 01:15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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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인


나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의 관계를 생각했다.

‘하나님과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나에게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할 세 가지의 활동이 있음을 깨달았다.

‘기도와 독서와 운동’


나에게는 참 많은 욕구가 있다. 하고 싶은 활동들이 너무 많고, 공부하고자 하는 것도 많고, 나 혼자서 할 수 없는 것들은 사람들을 고용해서라도 하고 싶은 마음도 무척 크다. 글의 목적은 그 많은 것들을 나열하는데 있지 않다. 이렇게 많은 욕구들과 그것을 모두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 속에서 나는 어떤 중심을 잡아야 하는지 생각을 정리하고자 할 뿐이다.


근래 직장 생활 중에서, 또 개인의 생활에서 여러모로 힘들어했다. 해야하는 일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푸쉬를 받는 상황,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해서 쌓여가는 중에, 새로 합류하는 직원들, 한국에 있는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매니징해야 하는 상황들... 스스로 관리하기에는 많이 버거운 상황 속에서, 퇴근 이후의 삶 역시 밀도 있게 보내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 답답한 상황이 거듭 반복되어 가면서, 심지어는 미국을 떠나야 하는 것인가 혹은 생활비와 같은 재정적인 부분은 뒤로하고 원하는 활동들에 집중해야 하는 것인가를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힘든 마음을 안고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갔다. 힘들게 하는 일들을 하나씩 하나님께 말씀드렸다. 가만히 앉아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도 했다. 기도와 침묵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의 마음이 떠올랐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모두 뒤로했을 때, 또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했을 때, 나는 어떤 활동에 집중해야 할까?”

대답에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다. 내가 영혼과 마음과 육체를 상하게 하면서까지 그 어떤 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삶에서 계획하는 여러 목표들은 이 세 가지 앞에 모두 후순위가 되었다. 

‘기도와 독서와 운동’


멋진 건물을 쌓아올리고 싶을수록 기반을 튼튼히 해야한다. 기반 다지기 이후에는 몇 가지 작업을 병행할 수 있겠지만, 기반을 다지는 과정에서는 오로지 ‘튼튼한 기반’ 그 자체에만 집중해야 한다. 기반을 다지는 터 주변에 건축 자재들이 어지러이 놓여있지 않아야 한다. 건물의 조감도를 보는 대신, 소위 공구리 작업에 다른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하며, 올바른 온도와 습도 가운데 기반이 단단히 굳어가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건물의 무게를 지탱할 철골과 기둥이 올바른 자리에 박힐 수 있도록 어느 때보다 세심히 주의해야 한다. 


현재 나의 삶은 기반을 준비하는 시기에 있다. 미국에 온지 이제 갓 1년이 지났고 향후 5년 후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이제 막 생각을 마쳤다. 적어도 나의 삶이 안정되었다고 느낄 때까지는, 너무 많은 활동들 가운데 마음 쏟지 않기로 결단한다. 기도, 독서, 운동을 우선순위로 두고 그 외의 것들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속상해하지 않겠다. 주어진 하루들을 건강히 살다보면 언젠가 새로운 꿈이 더욱 선명하게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